사실 난 사진 보다 카메라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최근 난 아주 오래된, 그러니까 정확히 언제인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시절에 생긴
카메라를 꺼내 여기저기 주변의 모습들을 담았다
좀 더 비싼 카메라, 좀 더 좋은 카메라가 좋은 사진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조바심 내던 시절이 있었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서야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허름한 카메라에 눈이 가고...
수리점에 들러 죽어있던 노출계를 고치고, 셔터를 손보고
정작 내 카메라 가격보다 수리비가 더 비싸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젠 버릴 수조차 없는 카메라가 되었다
유난히 추운 겨울이다
대통령이 바뀌었고, 교육감이 바뀌었고 또 무언가 사람들의 마음도 바뀌어 갈 것이다
물음이 많아진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물음들,
비참한 한해였다,
고 적어둔다
영원히 잊기위해서 한동안은 이 겨울밤을 잊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