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 부엌 썸네일형 리스트형 #110_[천서봉] K의 부엌 [천서봉] K의 부엌 이제, 불행한 식탁에 대하여 쓰자 가슴에서 울던 오랜 동물에 대하여 말하자 가령 상어의 입 속 같은 식욕과 공복의 동굴 속에서 메아리치는 박쥐의 밤들 들개의 허기와 늪처럼 흡입하는 아귀, 그 비늘 돋는 얼굴에 대하여 말하자 하여 病의 딱딱한 틈에서 다시 푸른 旬을 발음하는 잡식성의 문명에 대하여 말을 가둔 열등한 감자와 그 기저의 방에 묻힌 다복한 주검에 대하여 말하자 기어이 모든 숨을 도려내고야 말, 아름다운 칼들 붐비는 K의 부엌으로 가자 딱딱하게 굳어 기괴한 신탁의 소리를 내고야 말 혀에 대하여 마침내 말하자 간이나 허파 따위를 담고 보글보글, 쉼 없이 끓는 냄비 속 레퀴엠에 대하여 고백하자, 우리가 요리하고 싶던 오른손, 침묵이 끊어내고 싶던 침묵에 대하여 『창작과 비평』ㅣ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