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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P III

#036 #036_사진 아마도 저 사진이 수 년전 내 롤플의 첫 롤이었지싶다 폐가의 어느 방에 내리 비치던 햇살, 그러나 저 때만해도, 사진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그냥 찍고 싶은 것을 찍으면 되고, 못찍으면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그러던 사진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어느 날에서부턴가 도드라져서 나는 왜 이렇게 사진을 못찍는가, 부터 시작해서 그 사실이 점점 부끄러워지고, 화가 나고, 마치 시를 습작하던 시절처럼, 사진에 대한 욕심이 커지게 되었는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의 사진은 초보에 불과하다 즐거운 초보... 마음을 찍지 못하고 몸을 찍는, 순간을 찍지 못하고 그저 움직임을 찍는, 그건 여전히 내 감성이 모자라서라 나는 생각한다 같은 카메라로 같은 장면을 찍어도 백이면 백, 찍는 사람에 따라 다른 사진이.. 더보기
#025 #025_동네, 사라져가는 "당신이 살고 있듯 나 또한 살고 있습니다" 버려진채로 맞지 않는 시간을 돌고 있는 시계. 신문이 더이상은 오지않을 주인을 기다리고 더께를 더해가며 쌓여가는 소식 따위 넘어지고 쏟아진 채로 자라는 풀들. 희망 같던 작은 창도 이제 모두 사라질 것이다 헝클어진 모습들, 어떤 불길한 직감을 간직한 표정들. 이 모든 것들이 낯설지 않다 나 또한 저렇게 흐르던 시간이 있었으므로. 재개발되는 동네에 대하여 나는 단지 사라지는 것들을 안타까워할 뿐이다 그리고 늘 곁에 있었으면 했던 것들을 멀리 보내기 위하여 내가 버티듯, 당신도 버티고 있을 것을 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