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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면도를 위한 에스키스

#009





#009 _ 청춘이라는 말


미쳐서 행복했던 시절이 있다 누구에게나 그러하듯
무엇에든 한가지쯤에 미쳐있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미쳐있다는 것은 상처나지 않은 온전함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가볼 수 있는 곳까지 가는 것이다 그 뒤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 모든 것을 '청춘'이라 부르면 어떨까

마음이 가자고 해서 여기까지 왔다
유년도 가고 청춘도 갔다 슬프지만
이제 요절을 꿈꿀 수 조차 없는 나이가 되었다

자신에게 문을 두드리고 '누구 안계신가요?'
묻고 싶은 날들이라면, 당신도 지금 청춘은 아닌것이다
그러나 다시 미쳐볼 수 있다면
나는 그 곳이 청춘이라 믿는다

그것이 시든 산문이든 사진이든, 아니면 가족이든 사랑이든 삶이든,
그런 종류는 중요하지 않다 뜨거워 질 수 있다면
무언가의 가장 중심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면
거기가 청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