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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서봉

#111_[천서봉] 닫히지 않는 골목 골목의 지도** [천서봉] 닫히지 않는 골목* 性 가족공장 _ Memory 내 슬픔의 가장 안쪽에 성 가족 공장이 있다 아침이면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 도로 쪽으로 걸어 나갔고 도로로 나간 아이들은 누구도 되돌아오지 못했다 아이들의 얼굴은 생각나지 않는 죽은 이복동생을 닮아서 공장의 굴뚝이 조금씩 자라나고 어느새 굴뚝은 이 골목의 상징이 되었다 오늘은 성 가족공장 공장장인 삼촌의 서른 번째 기일이다 잡설을 불러 저녁 식탁에 앉으면 밥상 위엔 삼촌의 수염 같은 분진들이 조용히 내려앉곤 했다 우울 상점 _ Continuity 한 어린 소녀가 황혼녘에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해변에서 돌아온다. 그 아이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계속해서 더 놀고 싶었기 때문에 울고 있다. 그 소녀는 멀어져간다. 그녀는 벌써 길모퉁이.. 더보기
#110_[천서봉] K의 부엌 [천서봉] K의 부엌 이제, 불행한 식탁에 대하여 쓰자 가슴에서 울던 오랜 동물에 대하여 말하자 가령 상어의 입 속 같은 식욕과 공복의 동굴 속에서 메아리치는 박쥐의 밤들 들개의 허기와 늪처럼 흡입하는 아귀, 그 비늘 돋는 얼굴에 대하여 말하자 하여 病의 딱딱한 틈에서 다시 푸른 旬을 발음하는 잡식성의 문명에 대하여 말을 가둔 열등한 감자와 그 기저의 방에 묻힌 다복한 주검에 대하여 말하자 기어이 모든 숨을 도려내고야 말, 아름다운 칼들 붐비는 K의 부엌으로 가자 딱딱하게 굳어 기괴한 신탁의 소리를 내고야 말 혀에 대하여 마침내 말하자 간이나 허파 따위를 담고 보글보글, 쉼 없이 끓는 냄비 속 레퀴엠에 대하여 고백하자, 우리가 요리하고 싶던 오른손, 침묵이 끊어내고 싶던 침묵에 대하여 『창작과 비평』ㅣ .. 더보기
#090_[천서봉]매독을 앓는 애인 [천서봉] 매독을 앓는 애인  秋.예감들이 가렵다 지난여름 물이 차올랐던 흔적이 누워있던 당신 배꼽부근에 선을 그었다 세월이 나를 여기 이앙(移秧)한 날들로부터 수없이 흘러간 바람의 지문들, 숨어있기 좋지요 숨어있기 좋다는 건 나에게서 가장 멀리 있는 어둠과 제일 가깝다는 말이니까요 근친은 가진 구름이 많아 비와 바람이 잦습니다 저는 사업자가 아니니 양도세만 물겠어요 구청을 돌아 나오며 우리가 물려받은 가장 아름다운 유산은 병이 아닐까 생각했다  冬.태양은 책 속에서만 빛났다 금방 사라진다 공포가 기능하지 않는 악마는 내가 끼적이던 문장을 닮았다 서럽게도 그러고 보니 대체로 화분에 꽂힌 식물은 말이 적다 생각지도 않았던 생각들이 피어나는 감염의 .. 더보기
#089_겨울밤 사실 난 사진 보다 카메라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최근 난 아주 오래된, 그러니까 정확히 언제인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시절에 생긴 카메라를 꺼내 여기저기 주변의 모습들을 담았다 좀 더 비싼 카메라, 좀 더 좋은 카메라가 좋은 사진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조바심 내던 시절이 있었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서야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허름한 카메라에 눈이 가고... 수리점에 들러 죽어있던 노출계를 고치고, 셔터를 손보고 정작 내 카메라 가격보다 수리비가 더 비싸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젠 버릴 수조차 없는 카메라가 되었다 유난히 추운 겨울이다 대통령이 바뀌었고, 교육감이 바뀌었고 또 무언가 사람들의 마음도 바뀌어 갈 것이다 물음이 많아진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물음들, 비참한 한해였다, 고 적어둔다 영원히 잊기위해서 한동안은 .. 더보기
#087_[천서봉]아가미 [천서봉] 아가미   #a  사랑은 네 기억 속에서만 유효했던 어둡고 서늘한 혁명  아코디언 연주가 그렇게 시작되고   나와 너의 고막은 침묵으로 찢어졌다  다정한 매춘부들이 다가와 과거를 문진하고  읽을 수 없는 무늬들을 그려놓고 법사들이 떠나갔다  턱 밑에 모인 짐승들이 사라진 시간의 문장에 대해 연구했다  입에 물었던 물음표를 최초의 슬픔이라 기록했다  밤마다 살진 울음들이 줄줄이 딸려 올라왔다    #b  겨울이 발광했으므로 제법 잘 정련된 물고기의 비늘과 키스했다 아침부터 외로워져서 나는 이별한 애인에게 전화하고, 미친놈아 끊어, 끊어진 수화기에 대고 휘어진 물고기의.. 더보기
#086_[천서봉]목요일 혹은 고등어 [천서봉] 목요일 혹은 고등어 -가령, 사람만한 고등어 두 마리가 카페에 마주 앉아있는 그런 풍경, 사람들은 그 신기한 풍경에 놀라 사진을 찍어대고 둘은 아랑곳없이 서로의 대화를 이어가는, 그런 목요일 몸에서 물이 흘러 바닥을 적시듯 그렇게 만납시다 사탕이 잔뜩 묻은 궐련을 쥐고 수요일은 이르고 금요일은 조금 늦고, 그러니 목요일쯤 만납시다 새벽이 고인 사발을 들고 수요일은 어리고 금요일은 우리가 너무 늙어있을 터이니, 그러니 목요일쯤 만납시다 어제까지의 등푸른 이별 이야기를 나누고 희롱 받은 혀와 살 몇 점을 술잔 두어 개에 나누어 담게 반쯤 마시고 또 반쯤은 거기 남겨둘 수 있게, 추분이나 동지 같은 근심의 귀를 이제 열어두게 수요일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기적에 대해, 그건 거의 마법에 가까운 일이었다.. 더보기
#085_[천서봉]강점기 [천서봉]强占期 별들 무수한 마당에서 우리 나눌 것이 섹스 밖에 없었을 때 자니? 내가 너에게 물을 때, 여전히 내가 너를 잘 모를 때 별빛이 젖은 이마를 만지고 검은 씨앗의 근 미래를 점칠 때 그냥 웃어야 할까? 모아둔 알약의 유통기한이 막 지났을 때 피학이 피학의 뒤를 밟을 때 여태 우리가 비언(鄙言)일 때 신비한 병질의 몸놀림에 허기질 때, 하여 아직 견딜 만할 때 몽담(夢譚)같은 물고기 되어, 눈치 없이 예쁜 아가미가 되어 네 손에 연한 숨을 넘겨줄 때, 떨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나, 철없는 도둑처럼 흐느낄 때 『미네르바』ㅣ 2012년 겨울호 [단상] 사람은 자라는 것이다 키도 마음도 모두 다 자라는 것이다 죽는 날까지 자라야할 것이다 아름답지 못한 나는 더 자라야 할 것이다 나무처럼, 당신.. 더보기
#059_[천서봉]비무장지대 [천서봉]비무장지대 지겨운 머리통을 욕조에 넣고 질식시킵시다 얼룩처럼 지워지지 않은 당신을 표백제가 담궈둡시다 나의 권태, 당신의 음모, 우리의 이데올로기 검은 물이 다 빠져버린 새벽에는 휴가를 떠납시다 하늘을 자를 만한 커다란 가위를 준비하고 당신을 오직 당신에게서 오려봅시다 그리고 돌진합시다 벽을 향해 뾰족한 끝만 생각합시다 당신의 머리핀 걷잡을 수 없는 무덤 우물의 천정까지 가 닿는 날카로운 촉(觸), 거기 박쥐처럼 거꾸로 매달린 물방울로 밥을 지읍시다 목구멍에 평화로운 천막을 치고 오래 죽읍시다 빼곡히 설치된 트랩에 즐거이 발목을 끼워 넣고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핏물을 받아 음료수를 만듭시다 제가 가겠습니다 자끄린느의 눈물을 흥얼거리며 썩은 빵가게를 들러서 가겠습니다 만찬을 준비합시다 맞불을 준비합.. 더보기
#058_[천서봉]몽공장 [천서봉]몽공장 1 한번은 푸른 저녁을 걸어 달빛의 지분을 받으러 갔었다 저수지에서 추방된 연밥들은 연신 기관총처럼 총신을 돌리고 있었고 긴 잡풀들의 군무 사이에서 행과 열에 숨어살던 우리를 발견했다 불쌍한 것, 여기 있었구나, 한 줌의 빛을 분양받아 평생 쓰리라던 새벽은 죽고 대신 긴 다리를 가진 상징들이 기린처럼 뛰어다녔다 예언도 폭로도 없는 순한 늑대가 꾸는 양떼를 향한 신경증 2 여름은 불행한 구름들을 양산해 냈고 우기엔 근처 과자공장에서 쏟아내는 냄새가 온 동네를 점령했다 아이들은 좀비처럼 골목을 쏘다녔고 모두 피에로처럼 웃고만 있었는데, 나는 상처 난 집을 주머니에 넣고 종일 그 집만 어루만졌다 모서리가 닳아버린 하늘이 벌겋게 덧나곤 했다 할머니가 연근을 조리는 동안 언덕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 더보기
#057_조동범,「나의 늙은군대는 -시의 나라」 리뷰 천서봉은 군대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계 밖으로 유배된 것들을 호명하고자 한다. 그에게 군대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 그래서 그의 군대는 “늙은 군대”이며, 그것은 “저녁의 추억”이며 “누렁이가 지키는 놋쇠그릇의 둥근 상처 같은” 것이다. 나의 늙은 군대는, 사람들 가끔씩 올려다보는 저녁의 추억, 그 추억을 일시에 점령하는 붉은 구름의 영혼 같은 거 착한 상인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저녁의 셔터음처럼 드르르륵 발사되는 단호한 외침 같은 거 나의 군대는, 수명을 모르는 빈 마당의 촉수 낮은 전구와 그 전구가 지배하는 평상의 낡은 네모와 네모가 만들어내는 엄격한 그림자에 놀라 커엉컹 짓는 개 한 마리, 누렁이가 지키는 놋쇠그릇의 둥근 상처 같은 거 -천서봉 「나의 늙은군대는 -시의 나라」부분 시인에게.. 더보기
#055_[천서봉]습관들 [천서봉]습관들 1. 모래를 씹으며 당신을 생각한다 잠깐이지만 아직도 이 별에는 꽃들이 지고 핀다 어느 순간에는 귀가 커지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불행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내가 내게로 불려와 무릎을 꿇는 밤에는 순리(順理)처럼 무책임한 단어가 없다 모를 일이지만 그건 꽃들 스스로도 고백할 슬픔이 있다는 말처럼 들린다 당신을 생각하면 모래가 씹혔던 것인데 지금의 나는 모래를 먼저 씹는다 입은 귀가 없어서 내 말을 귀담아 듣지 못하고 2. 폭식 후에 구토, 수렴 후의 발산, 코기토 후의 숨, 그리고 마침내 긴 한숨 3. 이제 가끔은 모래를 씹어도 당신이 오지 않는다 슬프지만 어렵지 않다 이 문장은, 무언가 이상한데 모르게 자연스럽다 그저 꽃 질 때까지 봄이 오지 않은 것이라 쓰자 꽃과 봄이 그러하듯 당신과 모래.. 더보기
#052_반전의 시선 [천서봉] 고갈비 굽는 저녁 죽음이, 이렇게나 달다니. 그러나 이 저녁은 생선의 것도 내 것도 아니다 # 한 사석에서 정진규 시인은 “현재의 나의 시에 끝없이 의문을 갖는다”라는 말을 하면서 자기 점검의 필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그 자리에서 고희를 넘긴 원로시인이 시적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이 들수록 시가 깊고 원융해지기 위해서는 냉철한 성찰과 엄정한 자기 판단이 중요하다. 대개 일정한 위치에 이른 시인들이 조로하여 동어반복을 일삼거나 자기 세계에 안주하여 갱신의 노력을 하지 않고 더 이상의 변화를 보여주지 못할 때 독자는 눈을 돌리게 된다. 한때의 명망에 눈이 멀어 자기 작품이 최고인 줄 아는 착각 속에서 시는 퇴기처럼 비루해지고 한 순간에 98년 정도 퇴보하는 것이다.. 더보기
#050_[천서봉]과잉들 [천서봉]과잉들 그해 겨울엔 속죄하듯 폭설 내렸고 별처럼 나는 여러 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밤거리, 고깔모자의 가로등을 쓰고 걷다가 어느새 내가 어두워졌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평생 미안하다는 말을 너무 많이 했습니다 그때마다 한 겹의 옷을 더 껴입었던 셈입니다 하루는 따뜻한 걱정들을 불러다 거한 저녁을 먹이느라 나는 한 숟가락도 뜨지 못했습니다 길을 잃은 문자들을 수소문하다가 내 마음에도 골목의 무늬 같은 더딘 손금이 여럿 생겼습니다 웃을 때도 울 때도 항상 곁에 살던 수많은 엄마들, 엄마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랑그인 적 없었습니다 망상과 식욕 사이 봄비가 붐빕니다 참 많은 당신인 것을 알겠습니다 아픔이 몰라볼 만큼 나는 살찌겠습니다 몸이 되기를 거부하는 거대한 결핍으로, 당신이 의식하지 않는 소.. 더보기
#047_[천서봉]발산하는 詩 사진_B동_Ⓒ천서봉 [천서봉]발산하는 詩 무언가 증식한다고 느끼는 밤, 눈 온다 취한 네게 내 손가락을 먹이던 그 밤이다 그것도 나무라고 한꺼번에 새들을 쏘아 올리던 자잘한 나의 계통수 소문*이 아니라면 설명할 길 없는 우리, 우리는 작은 점 하나에서 장히 왔다 여기까지 그리고 아픈 남자만 사랑하던 여자의, 그 남자들 여자가 아껴먹던 저녁의 국수들 혼종을 발음하면 따라오는 죽이나 밥 불어나던 다중의 의태들, 웃으면서 너는 운다 낭인(浪人)이 점괘를 쥐여 주고 떠난 일요일 오후 슬픔이 점령하는 작고 귀여운 너의 식민지 * 어쩌면 이 시와 당신은 무한히 번식할 것만 같다. 잠에서 잠으로만 옮겨가는 어떤 병처럼 음계에서 음계로 넘어가는 집시처럼 감염되고 중독되는 감정들은 언제나 나보다 몇 걸음 저 앞에 가있다.. 더보기
#046_[천서봉]너무 오래 사랑하다 [천서봉]너무 오래 사랑하다 夏. 햇볕 속에서 달콤한 복숭아들이 얼굴을 붉혔다. 두꺼운 종이로 겉포장을 해도, 詩集은 금방 티가 났다. 시는 뭣 땀시 쓴댜- 단골 백반 집 아주머니 말 근처에서 몇 번의 사랑이 지나갔다. 거짓말하 던 서정들, 건너 과일가게엔 복숭아들이 허불허불 웃고 있었다. 일 식이었다. 秋. 위통처럼 걸린 장마전선에 며칠을 집에서 뒹굴었다. 수음만으로 도 천장은 배가 불러왔지만 방생한 물고기들은 바다로 가지 못했 다. 숨이 막혔다. 기도와 식도 사이에서, 홈통과 지붕 사이에서, 은 밀한 내통이 울컥거렸다. 매직아이처럼 벽지는 지도를 밀어 올리고 가을의 나무들이 또륵또륵 목구멍 가득 血吐를 내달았다. 冬. 애인은 브래지어 없이 나를 만나러 나왔다. 그녀와 헤어져야겠다 는 생각을 처음 했다.. 더보기
#045_[천서봉]프라하, 사진_Y동_Ⓒ천서봉 [천서봉]프라하, -詩의 나라 독감에 걸린 밤이다 아주 오래전 내가 여기 살았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 확신했다 라디에이터에서는 텅- 텅- 낡은 공기가 연신 주먹질을 해대고 신발도 벗지 않은 채 몇 겹의 옷을 껴입고 나는 - 쉴 새 없이 기차들이 중앙역을 나가고 들어왔지만 - 어디로도 떠나지 않는 허름한 양철침대에 누워 詩의 나라로 간다 편안하다 지독하게 편안하여 아프다 이곳이 나의 전생이 아니라면 이국의 먼 눈발에 어찌 몸이 먼저 아프겠는가 모른다 모른다 몰다우, 구눌하게 중얼거리면 내 안에도 깊은 강이 흐르기 시작하고 까를 까르륵, 미친 듯 부르짖는 창밖의 폭설엔 내 깊어진 病이 살갗을 빠져나와 이제 당신마저 임리한데, 조금만 더 떨면 첼로의 커다란 몸처럼 나도 소리를 낼 것만 같은 .. 더보기
#043_[천서봉]나의 늙은 군대는, [천서봉]나의 늙은 군대는, -詩의 나라 나의 늙은 군대는, 사람들 가끔씩 올려다보는 저녁의 추억, 그 추억을 일시에 점령하는 붉은 구름의 영혼 같은 거 착한 상인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저녁의 셔터음처럼 드르르륵 발사되는 단호한 외침 같은 거 나의 군대는, 수명을 모르는 빈 마당의 촉수 낮은 전구와 그 전구가 지배하는 평상의 낡은 네모와 네모가 만들어내는 엄격한 그림자에 놀라 커엉컹 짓는 개 한 마리, 누렁이가 지키는 놋쇠그릇의 둥근 상처 같은 거 후회스러운 것은 때때로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는 거 점호 나팔 혹은 그 소리를 닮은 노트에 적힌 긴 주어들을 자꾸만 잃어버렸으므로, 달큰한 잠이 조금씩 회군하던 내 머릿속 위태한 연안으로부터의 어떤 망명- 그리하여 홀로 남겨진 외로운 抒情의 가치가 시월의 빽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