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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면도를 위한 에스키스

#017




#017 _ 꽃이 없었다면


내 사진의 팔할은 꽃인데
꽃이 없었다면, 난 무엇을 찍었을까

H시인이 참 줄기차게도 오밤중에 전화를 하시는데
받을 수가 없다, 받아서 잘 있노라고 얘기를 할 자신이 없다
내가 H시인을 피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어디 아무도 없는 시골에 가서 시나 쓰겠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란 것을, 내 주위 사람들은 알기나 하는 걸까

P.S.   내게 오는 꽃들의 팔할은 당신이 보냈다는 것을 나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