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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면도를 위한 에스키스

#025



#025_동네, 사라져가는


"당신이 살고 있듯 나 또한 살고 있습니다"

버려진채로 맞지 않는 시간을 돌고 있는 시계.
신문이 더이상은 오지않을 주인을 기다리고
더께를 더해가며 쌓여가는 소식 따위
넘어지고 쏟아진 채로 자라는 풀들.
희망 같던 작은 창도 이제 모두 사라질 것이다

헝클어진 모습들, 어떤 불길한 직감을
간직한 표정들.
이 모든 것들이 낯설지 않다
나 또한 저렇게 흐르던 시간이 있었으므로.

재개발되는 동네에 대하여 나는 
단지 사라지는 것들을 안타까워할 뿐이다
그리고 늘 곁에 있었으면 했던 것들을
멀리 보내기 위하여

내가 버티듯,
당신도 버티고 있을 것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