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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면도를 위한 에스키스

#036





#036_사진


아마도 저 사진이 수 년전 내 롤플의 첫 롤이었지싶다
폐가의 어느 방에 내리 비치던 햇살,
그러나 저 때만해도, 사진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그냥 찍고 싶은 것을 찍으면 되고, 못찍으면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그러던 사진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어느 날에서부턴가 도드라져서
나는 왜 이렇게 사진을 못찍는가, 부터 시작해서
그 사실이 점점 부끄러워지고, 화가 나고,

마치 시를 습작하던 시절처럼, 사진에 대한 욕심이 커지게 되었는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의 사진은 초보에 불과하다

즐거운 초보...
마음을 찍지 못하고 몸을 찍는,
순간을 찍지 못하고 그저 움직임을 찍는,
그건 여전히 내 감성이 모자라서라 나는 생각한다

같은 카메라로 같은 장면을 찍어도 백이면 백, 찍는 사람에 따라 다른 사진이 나온다
물론 후보정도 그 사람의 감성을 반영하는 것이지

유명한 우스갯 소리가 있다, 카메라는 그저 거들 뿐.
아무리 좋은 카메라도 아무리 나쁜 카메라도
가격만 차이가 날 뿐
좋은 사진을 찍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리하여 나는 조금 더 오래도록 부끄러워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