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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사랑하다

#085_[천서봉]강점기

 

 

 

 

[천서봉]强占期

 

 

별들 무수한 마당에서 우리 나눌 것이 섹스 밖에 없었을 때

 

자니? 내가 너에게 물을 때, 여전히 내가 너를 잘 모를 때

 

별빛이 젖은 이마를 만지고 검은 씨앗의 근 미래를 점칠 때

 

그냥 웃어야 할까? 모아둔 알약의 유통기한이 막 지났을 때

 

피학이 피학의 뒤를 밟을 때 여태 우리가 비언(鄙言)일 때

 

신비한 병질의 몸놀림에 허기질 때, 하여 아직 견딜 만할 때

 

몽담(夢譚)같은 물고기 되어, 눈치 없이 예쁜 아가미가 되어

 

네 손에 연한 숨을 넘겨줄 때, 떨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나, 철없는 도둑처럼 흐느낄 때

 

 

 

『미네르바』ㅣ 2012년 겨울호

 


[단상]

 

사람은 자라는 것이다

키도 마음도 모두 다 자라는 것이다

죽는 날까지 자라야할 것이다

아름답지 못한 나는 더 자라야 할 것이다

나무처럼,

 

당신이 나를 지배하던 날들이 있었다

가끔 그때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