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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내리는 아버지

#093_[이해존]녹번동

[이해존] 녹번동 

 

 

 

 

 

201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단상]

 

이 글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

마음 고생이 누구보다 심했을 해존형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길 빌면서...

 

새해의 첫날은 여전히 내가 신춘문예에 응모하던 그때처럼 설렌다.

누구는 당선의 영광을 안고 누구는 떨어지지만,

그건 오로지 문학하는 사람들의 기쁨이고 슬픔인 것이니까

시간이 흐르고 나면 모두가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참으로 특이한 것은 나 역시 아직 발표하지 않은 녹번동이라는 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녹번동은 내가 스무살 넘도록까지 이십여년을 살았던 동네이고

그림의 가장 꼭대기에 고등학교시절 여자친구가 살았었다

형은 녹번동에 대하여 어떤 추억이 있는지 문득 궁금하다

조만간 만난다면 물어볼 수 있을까

 

같은 장소에 대한 서로 다른 추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

어쩌면 서로가 모르는 그런 작은 인연이 우리를 만나게 했던 것은 아닐까

 

 

2013년은 어쩌면 내 생애 최고의 고난의 날들이 될지 모르지만, 살아질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