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045_[천서봉]프라하, 사진_Y동_Ⓒ천서봉 [천서봉]프라하, -詩의 나라 독감에 걸린 밤이다 아주 오래전 내가 여기 살았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 확신했다 라디에이터에서는 텅- 텅- 낡은 공기가 연신 주먹질을 해대고 신발도 벗지 않은 채 몇 겹의 옷을 껴입고 나는 - 쉴 새 없이 기차들이 중앙역을 나가고 들어왔지만 - 어디로도 떠나지 않는 허름한 양철침대에 누워 詩의 나라로 간다 편안하다 지독하게 편안하여 아프다 이곳이 나의 전생이 아니라면 이국의 먼 눈발에 어찌 몸이 먼저 아프겠는가 모른다 모른다 몰다우, 구눌하게 중얼거리면 내 안에도 깊은 강이 흐르기 시작하고 까를 까르륵, 미친 듯 부르짖는 창밖의 폭설엔 내 깊어진 病이 살갗을 빠져나와 이제 당신마저 임리한데, 조금만 더 떨면 첼로의 커다란 몸처럼 나도 소리를 낼 것만 같은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