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정 썸네일형 리스트형 #078_[임현정]없는 가게 [임현정] 없는 가게 금속성 침대에 누워 훅 하고 숨을 쉬면 벌어지는 일이란다 선반 위에는 반짝이는 틀니가 있지캐스터네츠처럼 경쾌한 리듬이란다 동그란 테이블에는 가족사진을 찍은 액자흰 구름을 터번처럼 두른 사내가 보이는구나 옷걸이 걸린 잿빛 양복도 어깨가 축 늘어져 있다담뱃재가 조금 떨어져 있는 주머니 속엔어제의 약속이 구겨져 있지 자명종 시계는 침대 발치에 있는 슬리퍼에 맞춰져 있단다검은 양말이 동그랗게 말려 있는 곳 등잔 갓 위의 먼지도귀퉁이가 낡은 가죽 가방도그대로 진열되어 있어 영원히 문을 열지 않는 가게한쪽이 꺼진 소파를 파는 가구점도 말이다 젖은 골판지 같은 하늘도 링거액이 곤두박질칠 때면 모두 없는 가게란다 임현정ㅣ『꼭 같이 사는 것처럼』 문동 [단상] 뭐랄까, 그녀의 시들은 동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