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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004 _ 나의 시는 내 詩는 수 만장의 나뭇잎처럼 자잘 할 것 소소한 바람에도 필히 흔들릴 것 그러나 목숨 같지 않을 것 나무 같을 것 또한 나무 같지 않아서 당신에게 갈 것 입이 없을 것 입이 없으므로 끝끝내 당신으로부터 버려질 것. 상기한 글은 출간될 시집의 맨 앞에 쓰여질 '시인의 말'이 될 것이다 나에게 쓰는 나의 정언명령은, 그러니까 '바람' 같은 것이다 내가 가려고 하는 곳, 혹은 가 닿았으면 하는 그 어딘가를 나는 아직도 희망한다 요절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러나 나는 아직 젊다 아니 적어도 젊다고 생각한다. 가지 못할 길은 없다 지금부터, 좀 더 가야만 한다. 더보기
#003 #003 _ 잊지말 것 내게 영감을 주었던 사람들을 잊지 말 것 그로 인해 내가 잘못된 길로 들어섰다 할지라도 돌아나갈 수 없는 깊은 나락이라 하더라도 설령 그가 나를 잊었을지언정 나는 잊지 말 것, 지나간 날들을 버텨 준 몇 안되는 희망이었으므로. 그 순간에 대한 예의를 위하여 진심이란 그런 것 두고두고 미워하며 두고두고 또 감사할 것 더보기
#002 #002 _ 2월에는 비냡스키의 음악을 들을 것 밤거리에 고해하지 말 것 왜 사냐고 묻지 말 것 대신 왜 살지 않느냐고 물을 것 구글어스에서 꼭 푸나를 찾아볼 것 폰에서 지워야할 사람을 지울 것 지워야 할 사람들을 지우고 구파발에 갈 것 2월을 넘기기 전에 꼭 한 번은 2월을 그리워 할 것 짧아서 아름다웠던 것들을 찾아볼 것 더보기
#001 #001 _ 꽃 같았던 당신 꽃에 관한한 나는 그에게 할 말이 많지 않다 꽃은 내게 언제나 경이와 존경의 대상이므로, 꽃 같았던 한 때의 당신을 버리고 나는 무엇을 얻었을까. ********************* 언제나 처음은 두렵다 나는 생각보다 많이 노출되어 있고, 그런 나를 바라보는 나는 더없이 답답하다 숨어서 다시 시작하기로 한다 사진이나 시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삶이든 탕진이든 함께 갈 수밖에 없다 이젠, 더보기